社会福祉法人 福島県社会福祉協議会 避難者生活支援・相談センター

사람과 사람의 이어짐이 가장 소중한 생명줄입니다

2011/11/21
 

이 세상은 무상하다. 마음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이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일본 대재해가 일어난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후쿠시마에서 자란 제게 있어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수습되지 않는 한 재해는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대참사로 라디오의 위력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쓰나미의 영상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손에 넣고 싶어하는 이들이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그때만큼 마이크가 절실했던 적이 없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재빠르게 전달하고 싶어서 말이죠. 경황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가운데 청취자 분들의 메일과 팩스 중 가장 많았던 것이 언제나 듣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안심했어요, 마음이 놓였어요,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순간 변함없는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가슴에 사무쳤습니다.

지진 후 단 하루 휴가를 얻어 후쿠시마에 갈 수 있었습니다. 후쿠시마 시내에 있는 단골 만두집. 동경에서 온 방송국 스탭이 근처에서 중계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기 위험해요!…위험해”라는 말을 남긴 채 그날로 급히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주인은 자세한 정보를 듣지 못했기에 무엇이 어느 정도로 위험한지 불안이 더해지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텔레비젼에서 방사선량 수치를 보고는 낙담했습니다. 자기들로서는 와 주시는 손님이 있는 한 가게를 닫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순박하고 말수 적은 주인이 언성을 높이는 모습에 저는 분하고 화가 나고 안타까움이 겹쳐졌습니다. “그래도…”라며 주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건 정말로 무섭네요” 라고 작은 목소리로 강하게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이다테무라에 계시던 부모님을 후쿠시마시로 모셔와 작은 집을 사서 살기 시작한 어떤 이는 <왜 저 나이에 정든 마을을 떠나야 하는지...>라고 했습니다. 저는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잃어버렸다 해도 스스로의 힘으로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몸을 좀먹는 보이지 않는 공포에 대해서는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언제 또다시 이제까지 쌓아 온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릅니다. 대체 어떻게 노력하고 분발하라는 것인지. 답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는 속도는 저마다 제각각일 것입니다. 인생관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저는 재해 후 새삼스레 실감하고 있습니다. 바로 말의 무게 입니다. 수 개월이 지나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텔레비전만 보는 사람, 신문만 보는 사람, 혹은 그것만으로는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다른 매체로부터 정보를 얻는 이들. 그런 가운데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서로 공격하게 되어 할 말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사고가 정지된다고 하는데 할 말을 잃어서야 서로 이해하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서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요구되는데 지금은 남의 아픔을 상상할 수 있는 말이 필요합니다.

한신아와지대지진 때 고령자가 많은 가설주택에서는 집에만 틀어박혀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는 노인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준비하는 사람을 지정해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룸을 만들어 다과회를 열고 조금씩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여러가지 요구사항이 나왔습니다. 점차 노인들의 목소리 없는 목소리를 모으는 자치회 비슷한 조직이 생겨 자발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자원봉사자가 열심히 활동해 주는 것을 보고 고맙긴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못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도 물론 감사하지만 정말 원하는 것은 일감이라는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충족감을 얻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눈높이를 맞추어 서로 이해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사람과 사람의 이어짐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생명줄입니다. 마음의 복구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언제가 될지 모릅니다. 다만 이 세상이 무상하다면 분노의 눈물, 원통함의 눈물, 허망하고 안타깝고 비통한 눈물이 한방울이라도 기쁨의 눈물로 변할 날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프리 아나운서
가라하시 유미 (唐橋 ユミ)


[프로필]
가라하시 유미(唐橋 ユミ)
기타카타시 출신. 전 테레비유 후쿠시마(TV-U Fukushima) 아나운서. 현재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라디오 ‘요시다 데루미 소코다이지나토코’, TBS ‘세키구치 히로시 선데이 모닝’, NHK ‘명의에게 Q’, 테레비 도쿄 “고코구노 방구미’에 출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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